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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8. 13. 22:23

영화 국내박스오피스 순위 TOP 10 (2008년 8월 13일)

영화 월 E 포스터

순위 영화명 국적 개봉일 누적관객수 지난순위 점유율
1 다크 나이트 미국 8월 7일 1,181,762 New 30.5
2 미이라 3:황제의 무덤 미국,독일,캐나다 7월 31일 3,258,112 1 ↓ 19.4
3 고死 : 피의 중간고사 한국 8월 7일 575,231 New 15.2
4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한국 7월 17일 5,923,043  2 ↓ 10.2
5 월ㆍE 미국 8월 7일 344,501 New 9.7
6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한국 7월 31일 1,470,319  3 ↓ 9.5
7 님은 먼 곳에 한국 7월 24일 1,638,543  4 ↓ 2.6
8 케로로 더 무비:케로로 VS 케로로 천공 대결전 일본 8월 7일 73,481 New 2
9 도라에몽:진구의 마계대모험 7인의 마법사 일본 7월 17일 298,548  6 ↓ 0.3
10 스페이스 침스 미국 7월 17일 267,329  7 ↓ 0.1
자료출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참조

2008. 7. 29. 11:04

지난주 금요일날 놈놈놈을 봤습니다. 스토리는 별반 없고 처음부터 단도직입적으로 보물지도 얘기가 나오고 영화가 끝날떄까지 보물지도가 등장합니다. 그 보물지도를 빼앗기 위한 싸움과 만주벌판의 대추격전을 코믹함과 소름 돋을 정도로 아름답게 만들어진 영화인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무비위크에 올려져 있는 놈놈놈 어떻게 만들어졌나를 보니.. 영화보기 전에 미리 읽고 갔으면 훨씬 실감나고 재미 있었을것 같아 옮겨봅니다.

●천지개벽 코리안 웨스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감독, 배우, 규모, 장르 등 어디를 봐도 화제가 아닌 지점이 없다. 오랜 시간 신비주의를 고수했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7월 17일 개봉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하나의 지도를 둘러싼 추격’이라는 설정으로 시작된 이 기묘하고 신기한 웨스턴 프로젝트는 시작도 창대했고 마무리도 거대했다. 참가한 모든 이들이 ‘꼭 만들어야 한다’는 일념 하에 신들린 듯 달려왔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이야기를 전한다. 고삐를 꽉 쥐시라.

KEYWORD 웨스턴


첫 번째 에피소드.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는 <달콤한 인생> 다음 작품을 같이 하자는 약속을 했다. 송강호가 말을 타고 쌍권총을 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석양의 무법자>(원제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에서 ‘더 어글리’ 터코 역이 송강호와 겹쳐졌다.

두 번째 에피소드. <달콤한 인생>을 끝낸 김지운 감독은 만주로 여행을 떠났다. “대평원에서 세 남자가 질주하는 모습”을 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장르를 돌고 돌아 다음은 오랫동안 꿈꿔왔던 웨스턴 영화를 찍을 시간이다. 불가능? 그건 아무것도 아니…겠지?

세 번째 에피소드. 김지운 감독은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이만희 감독의 1971년 ‘활극’ 영화 <쇠사슬을 끊어라>를 접했다. 만주를 배경으로 한국 영화에 웨스턴을 접목한 이 영화는 언제부턴가 ‘만주 웨스턴’이란 장르로 불리기 시작했다.

그는 한때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던 기기묘묘한 장르 영화들이 사라진 현실에 대한 아쉬움을 느꼈다. 그때부터 김지운 감독의 웨스턴 프로젝트는 한국 ‘만주 웨스턴’ 장르의 재발굴이란 의의가 따라붙었다.

영화의 배경은 한국 및 아시아가 혼란에 빠졌던 1930년대 후반. 물론 존경하는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에 대한 오마주도 잊지 않았다. 제목은 <석양의 무법자>의 구도를 따라 제목 또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으로 정했다. 주인공은 세 명. 그러나 좋은 놈이 아니라 이상한 놈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세 가지 에피소드 및 여러 주변 상황이 한데 뭉쳐서 <놈놈놈>이 시작됐다. 프리프로덕션 때 한국은 <괴물>에 빠져 있었고, 작년에 <디 워>가 개봉하면서 괴수 영화 장르의 역사를 만드는 중이었다. 이젠 시스템과 의무감에서 벗어난 자유의지를 가진 남자들이 새로운 장르 영화의 역사를 시작한다. ‘코리안 웨스턴’은 즐거운 하이브리드다.

KEYWORD 세 배우

<놈놈놈> 연출부는 대한민국의 모든 배우들의 사진을 가지고 ‘3인 조합’을 만드는 경험을 했다. 제일 좋은 그림은 역시나 송강호 정우성 이병헌이었다. 배우들 캐스팅이 끝나자 몇 가지 변수가 생겼다.

일단, 송강호가 말을 무서워했다. 김지운 감독은 <쇠사슬을 끊어라>에서 장동휘가 오토바이를 타고 한강을 질주하는 장면에서 힌트를 얻어, 송강호에게 독일 오토바이를 주요 탈것으로 선사했다. 그 못지않게 말을 무서워했던 이병헌은 단기간에 승마를 마스터했다.

증언에 따르면, 섹시하게 말을 타야 하는 이병헌은 촬영 중 한 번도 말에서 떨어진 적이 없단다. 그러나 이병헌보다 더 숙련된 ‘말타기 전문’ 배우가 필요했다. <무사> 때부터 말과 친하게 지냈던 정우성이 최적이었다. 그는 ‘김지운 패밀리’에 뉴 페이스로 합류했다. 웨스턴 장르가 가진 매력이 배우들을 움직였을 테다. 이에 대해 김지운 감독은 “<놈놈놈>에서 가장 잘한 일은 세 배우를 한꺼번에 한 화면에 담아낸 것”이라 말했다.

배우들이 결정되면서 <놈놈놈> 시나리오의 이목구비가 훨씬 뚜렷해졌다. ‘이상한 놈’ 송강호와 ‘좋은 놈’ 정우성은 <석양의 무법자>의 터코와 블론디처럼 붙어 다니는 운명을 맞이한다.

‘나쁜 놈’ 이병헌은 약간 다르다. 그가 행하는 무정부주의적 폭력은 샘 페킨파 영화 속 주인공과 비슷하다. 여기에 <조용한 가족>이나 <반칙왕>에서 보여줬던 김지운식 유머가 끼어들었다. 조선이란 국적에 아랑곳하지 않고 국경에 관계없이 서로의 목적에 따라 떠도는 세 주인공은 ‘가볍게’ 장르 영화 안으로 이동했다. 모두 <놈놈놈>이 오락 영화임을, 관객에게 부담을 줘서 안 된다는 사실을 단단히 숙지했다.

7개월의 프리프로덕션 기간 동안 조연들의 오디션도 계속되었다. 이병헌이 이끄는 ‘창이파’, 윤제문을 따르는 ‘삼국파’, 그리고 동네 친구들이 모인 ‘귀시장파’ 마적단을 뽑기 위해 매일 남자 배우들이 영화사를 들락거렸다. 조감독들은 다른 동료들로부터 ‘한국 영화 남자 배우 다 데려갈 작정이냐’라는 불만도 들어야만 했다.

한국 남자 배우들의 데이터베이스도 나날이 쌓였다. 가장 중요한 조건은 ‘승마 가능.’ 그렇게 뽑힌 조연 배우들이 30여 명. 윤제문 손병호 오달수 류승수까지 가세해 남자 영화 <놈놈놈>의 가치를 드높였다.

KEYWORD 대평원 추격 신

현재 만주는 ‘벌판’이 아니었다. 만주에 도착한 헌팅팀은 넓디넓은 옥수수밭 풍경에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서울에서 헌팅 사진을 받아보던 연출부도 황당하긴 마찬가지.

‘진정한 웨스턴의 땅으로 가자’며 캐나다 및 호주와 뉴질랜드를 급하게 수소문해 봤으나 예산이 부족했다. 힘겹게 찾아낸 곳은 만주의 반대쪽에 위치한 ‘둔황’이란 지역이었다. 지평선만 보이는 그곳에서 ‘대평원 추격 신’이 준비됐다.

15분이 조금 안 되는 추격 신을 찍는 데 걸린 시간은 약 두 달. 지도를 손에 든 태구가 제일 앞에서 달리고, 그 뒤를 창이파, 삼국파 그리고 일본군이 쫓는다. 태구와 동맹을 맺은 도원은 원거리 사격을 통해 그의 탈출을 돕는다. 자동차와 말 30마리가 어우러지는 이 추격전을 찍기 위해 수많은 스태프들이 자리를 지켰다.

말의 속도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특별히 개량한 ‘슈팅카’ 두 대에 카메라를 싣고 달렸고, 폭탄은 말 사이로 적재적소에 뻥뻥 하고 터졌고, 송강호는 달리는 오토바이에서 지프차로 갈아타는 난이도 높은 액션을 해냈다.

정우성은 말 위에서 두 손으로 장총 돌려 쏘기에 성공했고, 이병헌은 힘든 기색 하나 없이 스타일리시하게 말을 탔다. 각각 따로따로 자신의 분량을 촬영했던 배우들은 도대체 추격이 서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지 못한 채 ‘미친 듯이’ 달렸다고 했다. 정두홍 무술감독과 최정화 프로듀서는 대역 없이 액션을 하겠다는 배우들이 다칠까봐 초조하게 지켜봤다.

분장팀과 의상팀은 컷이 떨어지면 바로 배우들을 쫓아가야 했고, 제작부와 연출부는 NG가 나면 넓은 사막 땅을 편평하게 골랐다. 눈앞이 보이지 않는 황사를 기본으로 하루 네 번 날씨가 변하는 때도 있었다. 배우들도 다 질려버렸다.

“중국 다시 가겠냐고? 글쎄”라고 이병헌이 대답을 망설이면 정우성은 “세 번(무사, 중천, 놈놈놈)은 갔다 와야 중국 갔다 왔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라며 으쓱해 한다. 말없는 송강호도 중국 사막 재방문은 사양하는 눈치다. 그러나 김지운 감독과 스태프들은 달랐다. 대평원 추격 신을 같이 편집했던 조감독들은 심지어 제목을 ‘대평원’으로 고쳐 한 편의 영화로 내놓고 싶다고 했다.

김지운 감독은 모든 촬영을 끝낸 뒤 저녁노을 지는 대평원을 보며 감독이 느낄 수 있는 고생과 쾌감을 다 경험했다. ‘중국 촬영, 말 나오는 장면, 주인공 세 명’을 갖춘 영화를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지만, 어느새 지독했던 대평원 촬영이 그리워졌다. 스태프들 모두 ‘대평원’ 향수병에 걸렸다. 손발이 착착 맞았던 대단위 분업의 현장이 특수한 희열을 안겨줬던 건가.

노력의 결과인지, <킬 빌> 수록곡인 ‘Don’t Let Me be Misunderstood’를 샘플링한 배경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대평원 추격 신은 소름이 돋을 정도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다.

KEYWORD 귀시장 액션

‘귀시장’은 도둑들이 장물을 거래하는 시장이다. 합법적인 장소가 아니고 아무나 들락거릴 수 있기 때문에 모든 풍경이 무규칙적이다. 전라도 정읍 부지에 9,900평방미터(약 3,000평) 정도를 빌려 5개월 동안 세트를 세웠다. 원래 이 세트는 중국에 세워질 예정이었으나 <놈놈놈> 촬영 전 중국 영화법이 바뀌는 바람에 해외 통관 절차가 복잡해졌다.

좀 더 크게 짓고 싶은 욕구를 누르고 한국 땅에 효율적인 세트를 만들어야만 했다. 지평선이 보이는 광활한 액션 신이 중국에서 행해졌다면, 귀시장 분량에선 이병헌과 정우성의 본격 대결이 펼쳐진다.

“장르가 웨스턴이어도 조선 애들이 버터 흉내 내면 재미없다”는 신념이 확고했던 정두홍 무술감독은 폼 하나는 제대로였던 일본 식민지 시대 뒷골목 건달들의 이미지를 배양했다. 그가 내린 결론은 “웨스턴을 가장한 동양 액션 무비”다. 배우들과 어울리는 액션의 합이 만들어졌다.

<무사>로도 만났던 정우성은 줄 타고 날아다니는 ‘무협지’ 같은 액션을 보여준다. 온몸이 무기화되는 이병헌은 굉장히 날렵하게 움직이며 총과 칼을 사용한다. <달콤한 인생>의 젠틀한 인상을 간직하면서 악역의 페이소스가 느껴지는 액션을 더한다. 그 사이에 모든 사람 웃겨주는 송강호의 액션(?)이 있다.

태구를 쫓는 모든 사람이 뒤엉키는 귀시장에선 정신없는 총격전이 벌어진다. 인물과 사물 클로즈업이 많은 이 장면에서 김지운 감독의 ‘디테일 스타일’이 제대로 발현됐다. 총격전 사이로 굴러다니는 우산을 비롯해 자질구레한 소품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귀시장 액션 장면은 김지운 ‘스타일링’의 즐거움을 전달한다.

KEYWORD 진짜 오락 영화


2005년부터 시작됐던 <놈놈놈>이 2008년 1월에 끝장을 봤다. 과연 찍을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던 시간들이 끝났다. 추격 신 찍는 법 가르쳐 주는 학교도 없어 그저 할리우드 DVD 메이킹 필름만 열심히 보고 부딪쳤다. 영화를 만들어내길 원하는 간절한 바람들이 모여 감독의 상상을 현실이 되도록 만들어냈다.

군대 복무 기간과 맞먹는 기간이 흘렀지만 현재 믹싱 작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엔딩을 여러 개 찍어놓은 김지운 감독은 “가장 오락적인 버전”을 개봉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편집실에서 그가 계속 주력했던 부분은 ‘리듬’이다. 스토리를 알음알음 삼켜가며 봐야 하는 영화가 아니라 약 2시간 15분 동안 리듬에 맞춰 흥겨워하며 보는 영화를 원하고 있다.

정두홍 무술감독도 <놈놈놈>에 대한 애착이 깊다. 중국 촬영 도중 액션스쿨 멤버 한 분이 돌아가시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는 고인의 유작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축복받길 바라는 마음이다.

제작비 175억 원. 총 촬영 기간 9개월. 한국 남자 배우들이 단체로 몰려갔던 중국 촬영.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의 만남. 소요된 총알 109발. 그리고 한국의 웨스턴 영화. 놀라운 기록들을 수북이 싸안고 있는 <놈놈놈>은 관객들의 ‘재미있다’ 한마디를 고대하고 있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프로덕션 디자인 코멘터리

조화성 미술감독은 김지운 감독의 미개봉작 <인류멸망보고서> 중 <천상의 피조물>을 함께했다. 이어 그는 ‘웨스턴’을 함께하자는 말에 솔깃했다. <짝패> <친절한 금자씨> 등의 미술을 맡았던 조화성 미술감독은 <놈놈놈>의 국적 불명 시대극에 빠져들었다. 기본 컨셉트는 ‘혼란’과 ‘뒤죽박죽’이라 할 수 있다. 서양 웨스턴 공식을 배제하고 한국에 내재되어 있는 문화적 특성을 재해석하고 재창조했다. 조화성 미술감독이 들려주는
<놈놈놈> 미술 이야기.


#판자촌_대평원 전 중요한 공격이 많이 이뤄지는 곳. 웨스턴 영화다운 공간감이 최고로 도드라지는 공간이다. 대륙의 기운을 본격적으로 느끼게 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1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하는 비가 내려서 마을 사람들은 ‘신의 축복’이라고 했는데 우리에게는 저주였다.

#김판주의 집_세 인물들의 커다란 동선은 만주 시내에서 시작해서 만주의 황량한 사막에서 끝난다. 그래서 맨 처음 등장하는 친일파 김판주의 집은 시내에 있다는 설정이다. 세련되고 정리가 잘되어 있는 공간이다. 비밀스러운 음모가 시작되는 곳이라 조명이 그로테스크하다. 여러 색의 조명이 자연스럽게 혼합돼서 의외로 화려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깨끗한 바닥은, 미술부와 제작부가 열심히 걸레질을 한 결과다.


#제국열차_기차를 타면서 인물들은 점점 대륙에 가까워진다. 기차 앞부분은 중국 철도회사에서 빌려서 촬영했다. 뒷부분은 특수 제작했다. 내부 촬영은 세트에서 이뤄졌다. 태구가 기차를 원 신 원 컷으로 지나갈 때 3등석, 2등석, 1등석이 자연스레 비치며 당시 계급을 한 방에 보여주게 된다. 이국적인 다양한 군상들이 마구 섞여 있어, 영화 전반적인 미술이 대표적으로 드러나는 장소다. 소품들은 상당수를 만들었고 소품 창고에서 구한 것도 있다. 황학동, 이태원 및 중국까지 가서 사온 것도 있다. 세트 촬영 때 외부와 비슷한 불규칙적 흔들림이 있어야 하므로, 연출부 및 여러 스태프들이 블루스크린용 복장을 입고 기차를 ‘인력으로’ 흔들었다. 진정한 아날로그 방식의 승리.


#아편굴_외관은 중국 식당이다. 영화의 공간은 어떻게 해야 한다는 룰이 특별히 없었고 시나리오상에 공간의 목적성이 분명하니까 스타일보다 목적을 중시했다. 시장이면 최대한 복잡하게 보이고 아편굴이면 몽롱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 은밀해야 하므로 스모그가 깔려 있고 컬러도 많이 들어갔다. 사막에서 보면 그냥 식당 같은데 아래로 내려가면 다른 공간이 펼쳐진다.


#귀시장_경계가 모호한 곳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 크게 보면 ‘귀시장’이지만 촬영 배경이 되는 중요한 공간들이 많이 숨어 있다. 주막, 할매집, 푸줏간 등은 이 공간 안에 있지만 독립된 공간이다. 시대적인 것을 보여주는 게 일순위고, 미로 같은 구조 안에서 액션을 행한다. 한국, 일본, 중국 문화가 섞여 있지만 ‘퓨전’이란 평가는 반사하고 ‘국적 불명’의 디자인만 접수한다. 동양적이라고 하기엔 유럽식 건물도 많기 때문에 꼭 한국스럽다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김지운 감독이 공간을 보고 아이디어를 많이 제시하는 스타일이라 귀시장 미술은 촬영하면서 컨셉트를 발전시켜 나갔다.


2008. 7. 12. 08:07

크로싱 - 가슴 절절한 눈물, 답답한 현실

이 영화 소개는 남상석 기자의 영화이야기에서 퍼왔습니다.

이번 주 금요일 밤에는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이 열립니다. 한국 영화계가 유례없는 침체에 빠져 있고, 지난 몇 년과 비교할 때 천만 관객을 넘은 대박 영화도 없고, 화제가 되었던 영화들도 그리 많지 않아 영화인과 팬들이 맘껏 즐길 수 있는 축제분위기라고 하기에는 좀 부족해 보이지만 그래도 지난 1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만든 영화들을 놓고 칭찬하고 격려하며 위기를 극복할 지혜를 모으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SBS TV에서 금요일 밤 8시 50분부터 두 시간 동안 생중계할 예정이니 많은 시청 바랍니다.

저는 이번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본선에 오른 30여 편의 후보작들 (다 봐야하지만 본연의 업무와 병행하는 관계로 그 가운데 못 봤던 영화와 주요 영화들 위주로 일부분만 보았습니다.) 가운데 개봉 당시 못 본 영화들 중에 숨겨진 보석 같은 영화도 있고, 다시 봐도 여전히 좋은 영화도 있고, 역시 아니다 싶은 영화도 있더군요. 

 이번 주에는 6편의 국내외 영화가 개봉됩니다. 한국영화로는 [크로싱]과 [무림여대생]이 있고, 외국 영화로는 액션 블록버스터 [원티드]와 각각 일본과 독일 애니메이션인 [갓파쿠와 여름방학을]과 [돼지코 아기공룡 임피의 모험]이 있네요. 또 스웨덴 영화 [하트브레이크 호텔]도 있습니다.

크로싱 (감독: 김태균, 주연: 차인표, 신명철, 서영화, 12세 관람가)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전격적으로 영화화 했습니다. 여러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하고 실제 탈북자 출신 스태프들이 참여해 사실성을 높였고 전형적인 멜로와 신파로 잘 녹여냈습니다.

차인표주연의 영화 크로싱

차인표주연의 영화 크로싱

 함경도 탄광 노동자인 용수(차인표)는 전직 축구선수로 아내(서영화)와 아들 준이(신명철)과 가난하지만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결핵에 걸리고 모든 것이 부족하거나 아예 없는 북한 땅에서는 구할 수 없는 치료약을 구하기 위해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향합니다. 벌목 공장 노동자로 일하다 중국 공안에게 추격당하고 약과 돈만 마련하면 곧 돌아가겠다는 기약은 가물가물해집니다. 아내는 결국 숨을 거두고 돌봐줄 사람 없는 아들은 비참한 꽃제비 신세로 전락합니다. 어찌어찌하다 남한 땅에 들어온 용수는 하나뿐인 아들을 데려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합니다.

 시사회가 끝난 뒤, 몇몇 사람들 반응 가운데 공통적인 부분은 &lsquo;영화는 괜찮은데 흥행 여부는 잘 모르겠다.&rsquo;는 것이었습니다. [국경의 남쪽]의 선례를 들기도 하고 요즘 젊은 애들은 이런 칙칙한 영화 안 좋아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앞에서 전형적인 멜로와 신파라고 말씀드렸는데 바로 이 부분이 이 영화의 장점이자 한계인 것 같습니다. 아내가 죽고, 아들과 생이별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관객의 눈물을 강요하는 오버가 없다는 것은 탈북자라는 소재를 착취하려하지 않았다는 진정성을 보여주는 장점이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그 무엇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탈북 이후 처음으로 아버지와 아들이 통화하는 대목에서 몇 배나 더 미안하고 죄스러운 아버지에게 어린 꼬마가 연신 &lsquo;잘못했습네다.&rsquo;를 반복하는 장면과 용수가 슬픔을 꾸역꾸역 삼키는 대목은 어느 나라 사람에게 보여줘도 눈물을 쏟게 만드는 보편성을 지녔습니다. 아버지의 탈북 과정이 진행되는데 자꾸 북에 남겨진 아내와 아들의 모습을 교차해 보여주는 횟수가 많은 것은 앞으로 전진해가는 영화의 흐름을 자꾸 뒤로 돌리는 관습적인 백스텝이어서 좀 아쉬웠습니다.

 유명도와 여러 가지 사회 활동에 비해서 연기력과 흥행에서는 그다지 좋은 성적표를 받지 못해온 차인표는 함경도 사투리라는 필터 덕분인지 향상된 연기력을 보여줍니다. 그의 연기를 악평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보리울의 여름]부터 힘 뺀 연기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앞으로 그가 좋은 작품을 골라 더 좋은 연기로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이 영화가 유발시키는 눈물의 7-80%는 준이를 연기한 아역배우 신명철의 몫이라고 할 만한데 열성 엄마들의 손에 이끌려 연기학원에서 갈고 닦은 징그러울 정도로 닳고 닳은 연기 스타일을 자랑하는 전문 아역 배우 대신 연기 경험 없는 시골 학생을 캐스팅한 선택은 대단히 성공적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김태균 감독은 "실제 보고 들은 탈북자들의 이야기가 너무 비참해서 영화에서는 오히려 그 수위를 낮춰야 했다."고 밝혔듯이 곤궁함을 넘어 비참함에 달한 북한 동포들과 비참함을 견디다 못해 강을 건넌 탈북자들의 처지는 국제적인 관심 대상이며 인도주의적인 구호의 손길도 많이 뻗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제정치적 역학관계에 따라 이런 인도주의적 지원마저 춤을 춘다는데 문제가 있지요.

 이 영화도 순수한 인도주의적인 관점에서 만들어졌고 그 진정성을 부정할 사람은 없어 보이지만 영화를 본 사람들이 '그래. 저렇게 비참하구나.'까지는 공통적인 반응을 내놓지만 '그럼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까?'하는 부분에서부터는 '내 일 아니다.'에서부터 '내부 붕괴에 이은 흡수통일'이나 '1국 2체제 연방제 통일'까지, 정치적 입장에 따라 다양한 반응이 나오지 않을까요. 남이나 북이나 적어도 겉으로는 '통일'의 당위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 해결 방식에 대해 후유증이나 파급효과에 대한 면밀한 고려 없이 비극적인 역사의 경험이나 정치적 성향, 사회경제적 위치에 따라 갈라지는 극과 극의 처방이 나오고 있고, 먹고 살기도 팍팍한 대다수 서민들에게 점점 북한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 나라가 되어가고 통일은 되도 그만이고 안되도 그만인 남의 일로 변해가는 현실이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2008. 7. 11. 15:07

핸콕, 플래닛 테러-7월 첫째주 개봉영화

핸콕(감독: 피터 버그, 주연: 윌 스미스, 샤를리즈 테론, 제이슨 베이트먼, 12세 관람가)

     

월스미스 주연의 핸콕
 

핸콕은 기존의 영웅들과는 확연한 차별점을 갖고 있는 특이하고 새로운 영웅입니다. 술에 절어 살다가 사건사고 현장에 나타나 악당을 잡는다며 도시를 온통 헤집어 놓기 일쑤여서 시민과 경찰 등은 그를 증오하기까지 합니다. 이런 그가 우연한 기회에 홍보 전문가를 만나 그의 가족과 어울리며 이미지 개선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는 거죠. 영화 전반부에 이 특이한 영웅의 기행담은 짜릿할 정도로 재미있습니다. 중반에 중요한 반전이 나오면서부터가 문제인데요. 이 부분에서 실망했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스포일러가 될까봐 자세히 말씀 드리지 못하지만 저는 그럴 가능성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어서 그랬는지 오히려 더 흥미로워 지더군요. '와~ 그게 그랬던 거야? 근데 무슨 사연이 있었기에 저렇게 됐을까?'하는 궁금증에 대해 조금씩 드러내주는 흐름을 따라가는 재미가 있더군요. 그 사연의 내막을 좀 억지로 가져다붙인 촌스러움과 마지막 악당과 대결 부분의 과도한 비장미 등 이전 블록버스터들이 보여줬던 허술함을 그대로 담고 있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이언맨]보다 더 새롭고 재미있었습니다.
  
패스트푸드네이션(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 주연: 에단 호크, 그렉 키니어, 18세 관람가)

     

영화 패스트푸드네이션
 

채식주의자인 감독이 가상의 패스트푸드 업체를 등장시켜 그 먹이사슬에 연결된 매장, 도축장, 목장, 도축장에서 일하는 멕시코인 불법체류자들을 훑어보는 영화입니다.

 '빅원'이라는 브랜드를 출시해 맥도날드와 버거킹을 위협할 정도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미키스의 부사장 돈(그렉 키니어)은 자기네가 파는 햄버거 패티에서 대장균이 검출됐다는 검사결과를 듣고 패티를 공급하는 공장으로 찾아가 진상조사에 들어갑니다. 대장균이 검출됐다는 것은 소똥이 들어갔다는 이야기로 공장의 비위생적인 측면을 둘러보려 하지만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합니다.

 멕시코 출신 불법이민자 부부는 이 도축장에 취직을 하는데 성추행과 마약 투약을 서슴지 않는 작업반장의 횡포에 시달립니다. 햄버거 가게에 일하는 여고생 앰버는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는 동료 친구들과 토론회를 통해 의식의 각성을 갖고 행동에 옮기기도 합니다.

 매장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은 맘에 안 드는 손님이 오면 햄버거에 침을 뱉어 내놓고, 지저분한 바닥에 실수로 떨어뜨린 패티를 아무렇지 않게 주워 다시 굽습니다. 대량생산과 수익에만 눈이 먼 도축업체의 횡포에 전통적인 목장들은 황폐화되고 가격경쟁력이라는 지상 목표 앞에 환경이나 생태는 무시되기 일쑤입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브루스 윌리스가 연기한 도축장 간부와 돈이 대화하는 장면으로 "똥이 들어갈 수도 있으면 어떤가. 높은 온도로 구우면 아무 문제없다. 매일 4만 명이 교통사고로 죽지만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공장을 폐쇄하진 않는다. 자기 나라에서 하루 3-4불을 받는 멕시코 노동자들은 우리 공장에서 하루에 2-30불을 받는다,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해 죽어라 일한다. 미국은 이제 썩었다. 청결이니 살균이니 하는 단어에만 관심을 갖는다. 멕시코 노동자들을 본받아야 한다. 그래 우리 공장이 다소 비위생적이라고 어쩔 건데. 그렇게 싼 가격에 패티를 납품하는 도축장 찾아봐라."운운하는 대사로 효율과 생산성, 가격 경쟁력을 신봉하는 기업형 축산업체의 소름끼치는 세계관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컨베이어 벨트의 속도를 조금만 늦춘다면 막을 수 있는 일이지만 생산성 저하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불가능한 대책이 되는 아이러니도 지적합니다.

 남편이 작업 중 사고로 생계가 막막해지자 실비아는 어쩔 수 없이 도축장에 취직하는데 그녀의 눈을 통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하비에르 바르뎀이 들고 다니던 산소총을 머리에 맞은 뒤 목을 따이고 배가 갈라지고 생산라인을 타고 내장이 둥둥 떠내려 오는 작업장을 보여주는 마지막 장면은 인간이 행하는 끔직한 살육의 야만성과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중요성을 차분하지만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보다 상세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원한다면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에릭 슐로서의 같은 제목의 책(우리나라 제목은 [패스트푸드의 제국])을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플래닛 테러(감독: 로버트 로드리게즈, 주연: 네이빈 앤드류스, 마이클 빈, 청소년 관람불가)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B급영화 플래닛 테러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B급영화 플래닛 테러

 

원래 타란티노 감독의 [데스 프루프]와 함께 만들어져 그라인드 하우스(미국에서 197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동시상영 극장으로 주로 B급 영화들을 많이 틀어줬다고 합니다.) 프로젝트로 미국에서는 나란히 동시 상영됐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에 [데스 프루프]가 개봉되었고 이번에 [플래닛 테러]가 개봉되는데 서울 명동의 스폰지하우스 중앙에서는 이 두 영화를 나란히 상영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엄청 수다를 떨어대다가 폭발적인 에너지로 클라이맥스를 장식했던 타란티노의 [데스 프루프]도 좋았지만, B급 영화의 특성들을 차용하고 무한대로 변주하며 떡 주무르듯 한 [플래닛 테러]가 더 재미있게 다가옵니다.

사방에 흩뿌려지는 피와 사지 절단은 물론 피고름까지 화면을 가득 채우는 잔혹함 때문에 이런 장르를 처음 접하거나 비위가 약한 분들은 보기 곤란할 수도 있습니다. 브루스 윌리스와 타란티노도 찌질하게 망가지는 캐릭터를 선보이고 특히 다리를 절단당한 여 주인공이 절단 부위에 소총을 끼우고 종횡무진 좀비들을 해치우는 마지막 대규모 전투 장면의 시각적 쾌감은 짜릿하게 다가옵니다. 어린 시절 맘껏 흡수한 자양분을 내면화한 뒤 거침없이 화면에 쏟아내는 감독의 감각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카운터페이터(감독: 스테판 루조비츠키, 주연: 칼 마코빅스, 오거스트 딜,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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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선보였던 [어톤먼트]처럼 진중한 문예영화 같은 분위기의 독일영화입니다. 잔혹한 학살과 무기력한 희생자의 구도로 나치의 잔혹성을 고발하는 다른 홀로코스트 영화들과는 약간 다른 지점에 서 있습니다.

위조 전문가 소로비치는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수용소에 수감되어 죽을 날만 기다리는데 그의 위조 능력을 눈여겨본 장교의 눈에 띄어 영국 파운드화와 미국 달러를 대량 위조해 유통시킴으로써 적에게 타격을 가하려는 독일군의 베른하트 작전에 차출됩니다. 각 분야 전문가유태인들이 모여 상대적으로 나은 처우를 받으며 목숨을 연장하는데 소로비치는 그 중심에 있습니다. 레지스탕스 출신인 인쇄공은 양심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다며 고의적인 작업 지연으로 달러화 위조 작업을 방해하고 동료들에게 동참하자고 촉구합니다. 한편에서는 전세가 불리해진 독일군들은 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며 작업 완성을 재촉합니다.

흑백으로 뚜렷이 구분되는 것이 아닌 회색지대에 놓인 인간의 고뇌를 깊은 수준까지 통찰하는데 어렵고 무거운 주제를 잘 요리해 흥미롭게 볼 수 있도록 끌어가는 솜씨가 돋보입니다. 출처. 남상석 기자

2008. 7. 11. 15:06

원티드, 갓파쿠, 하트브레이크.. 6월 마지막주 개봉영화 

벌써 6월의 마지막 주말이네요. 7월에는 학생들에게는 즐겁지만 엄마들은 호환마마 만큼은 아니지만 꽤나 두려운 대상으로 느끼는 여름방학이고 극장가는 푸짐한 영화들이 많이 선보이는 성수기 입니다. 앞의 글에 이어 이번 주 개봉영화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번 주는 요 근래에 들어서 질과 양 면에서 푸짐해 보입니다. 다양한 취향과 계층을 겨냥한 영화들인데요. 일단 이 글을 쓰는 시점에 예매율에서는 [원티드]가 [강철중]을 근소한 차이로 이기며 1위에 올라있네요.

원티드
(감독: 티무어 베크맘베토크, 주연:제임스 맥어보이, 안젤리나 졸리, 청소년 관람불가)
      
안젤리나졸리의 원티드

안젤리나졸리 주연의 원티드



카자흐스탄 출신 러시아인인 이 감독은 러시아에서 [나이트 워치]로 러시아 국내흥행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러시아 감독을 할리우드가 불러들여 돈과 스타들을 붙여 만든 액션 블록버스터인데 몇가지 독창적이고 색다른 액션을 보여준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종반의 다소 충격적인 반전 이후 결말을 수습하는 과정의  이야기 전개는 설득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특히 암살 지령의 주체와 그 정당성 부분이 상당히 모호하고 허술합니다. 

비둘기만 안 날렸지 오우삼 감독의 총격씬과 비슷한 장면도 있고, 차량 추격전이나 열차 지붕위의 곡예도 아슬아슬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특히 총알에 '시네루'를 줘서 커브나 변화구처럼 휘어지게 한다는 물리법칙을 깡그리 무시한 엽기적인 발상이 이 영화의 가정 독창적인 면입니다. 여기에 [어톤먼트] 이후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하게 된 제임스 맥어보이는 비밀 암살요원 훈련 과정에서 정말 비참하게 얻어터져 연민의 정을 불러일으키고,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베오울프]에서 과감한 전라 연기를 선보였지만 디지털 액터라는 짝퉁으로 판명나 팬들에게 적잖은 실망을 안겨줬던 안젤리나 졸리가 여기서는 온전한 모습 그대로 섹시하다 못해 카리스마까지 뿜어내는 장난 아닌 매력으로 스크린을 적셔줍니다.

(* 저는 안젤리나 졸리의 매력에 푸·욱 빠져서 정신없이 봤습니다. 짧게 스쳐지나가지만 팬들을 위한 졸리의 서비스 컷(?)도 들어 있습니다.^.^:)

갓파쿠와 여름방학을
(감독: 하라 게이치, 전체 관람가)
       
갓파쿠

하라 게이치의 갓파쿠

 

일일이 손으로 그려만드는 셀 애니메이션의 진수와 향수를 동시에 느끼게 해주는 작품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같은 작품들처럼 커다란 스케일을 자랑하거나 자유자재로 판타지 세상을 헤엄쳐 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아기자기하고 잔잔한 재미와 가슴 뭉클하고 콧등 시큰한 느낌에 환경과 생태에 대한 관심이라는 훌륭한 교훈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췄습니다. 부모님들이 보고 나면 우리 애도 꼭 보여줘야 겠다는 의무감이나 사명감을 강하게 느낄만 한데 정작 애들이 보기에는 138분 이라는 상영시간이 다소 길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살짝 들기도 합니다.

초반부는 난데없이 평화로운 가정에 등장한 갓파를 둘러싼 소동극으로 시작해 소년 코이치가 갓파와 함께 여행하며 보고 느끼는 성장담이 곁들여지다가 후반으로 가면서는 미디어의 과도한 관심, 왕따와 이지메, 끝으로는 지구와 환경이라는 거대한 주제까지 담겨있는데 이 구슬들이 제대로 꿰어져 멋진 목걸이를 만들어 낸 것 같습니다. 우선 주인공 갓파를 포함한 소년의 가족 구성원 하나하나의 캐릭터 구축 솜씨가 빼어납니다. 마치 캐릭터의 매력만으로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며 그대로 굴러가는 인기 일일 드라마 같습니다.

(소년 고이치의 가족 구성이 제 그 것과 똑같더군요. 남매 사이에 나이 터울이 많이 지지만 오빠 동생 사이에 분쟁이 그치지 않는 점까지 흡사해 더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하트브레이크 호텔
(감독: 콜린 너틀리, 주연: 헬레나 버르크스트롬, 마리아 런드비츠,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하트브레이크 호텔

영화 하트브레이크 호텔



‘스웨덴판 [델마와 루이스]’라는 말이 있는데 어떤 면에서는 맞고 어떤 면에서는 틀립니다. 산부인과 의사이자 남편과 이혼한 엘리자베스와 역시 딸과 함께 혼자 사는 구드룬, 두 40대 여자가 영화 제목과 같은 하트브레이크 호텔 나이크클럽에서 인생을 즐기며 우정을 나누는 친구가 되어가다가 각자의 갈등에 고민하고 결단의 시점을 맞이하여 고민한다는 내용입니다. 2,30대를 정신없이 지내버리고 이제 조금 여유가 생긴 40대이지만 현실은 녹녹치 않습니다. 젊은 것들에 치이고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외로움은 점점 깊어가니 세상을 향해 분노감까지 생길 정도이지요. 힘든 시기를 살아가는 40대 여성들의 삶과 고민을 들여다보며 적절한 유럽식 위트와 유머가 곁들여져 재미를 더하는 영화입니다.